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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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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z
summerz

예전부터 꼭 그랬다.
정말로 가지고 싶은데 가질 수 없거나
하나만 가질 수 있는데 여러개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
즉, 내가 원하는 것의 원하는 점들이 하나하나 떨어져 나가 만들어진 듯한
그리하여 그 모두가 필요한데 그 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

가질 수 없었던 적이 더 많았고
그럴 때 비슷한 걸로 대신 가지게 되는 건
전혀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니, 정정하자면 9초, 9분, 9시간 혹은 9일의 효력은 있곤 하지.

그리하여 포기하는 건 매우 쉽고 어려운 일이다.
짜릿한 상실감.
내 삶의 한편은 그것에 익숙하다.
미련도 기억도 남지 않는, 스스로의 욕구를 잃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상실감.

단련되어 좋은 것이 있고,
단련되지 않아야 좋은 것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경험했던 것은 경험해버린 일이니
그런가보다 싶을 뿐이다.
이젠 그랬던 기억에 묻혀 고민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힘들었던 지난 날이 힘이 된다.
힘들었던 만큼 이젠 즐거움도 기쁨도 더 크게 느껴진다.

그건 모두 나의 욕심이었다.
내 욕심으로 나는 힘들고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내가 나를 괴롭게 한 것이라는 걸 알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고
나를 괴롭히지 않고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으려 한다.

사실 이제 그리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 아득하고
힘이 생겨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의미가 없다.

안녕.

2004년 5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