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하기 / 배려하기
그냥 요즘 느끼는 것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근거도 없이 '참견하길 원래 즐기는 민족'이라고 오버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충분히 그런 듯 하다.
참견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와 형태가 있다. 그 대상을 사랑해서 참견하기도 하고, 그 대상이 함부로 다른 것들에 피해를 주는 걸 막기 위해 참견하기도 한다. 심판과 같은 중립자의 입장에서 참견하기도 하고, 편을 갈라 피아를 확실히 한 후에 참견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참견하거나 끼어들 때 사람들은 배려를 하지 않는다. 당연한가? 배려를 했다면 참견하지 않을까? 뭔가 대단한 이유 때문에 느꼈을 것 같은 이 생각은 사실 별 것 아닌 이유에서 부터 시작된 것이다. 예를 들면,
'붉은악마'는 축구팬이다. K-리그가 불황에 허덕일 때도 그들 은 열심히 운동장에 나가 응원을 했다. 사비를 들여 응원을 나가기도 했다. 그런데, 자본이 끼어들고 이득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끼어드니 붉은악마는 갑자기 상업적/자기 과시적인 목적을 위해 아둥바둥하는 집단 중의 하나로 전락해 버렸다.
이글루스를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컴즈에 대해 떠들어 댈 때도 비슷한 현상을 보았다. 블로거라고 서로 보듬고 캠페인도 하고 그럴 때는 언제이고, SK컴즈가 인수를 한다고 하니 이글루스 서비스의 수많은 이용자들은 졸지에 마이너/동인/오타쿠 블로거들이 되어버렸다. '자기네 글들로 무슨 돈이나 벌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는' 철없는 낙서가가 되어버린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이 경우 말고도, 난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업측의 논리로 사건을 이해하고 판단하는지 알 수가 없다. '혹시 우리나라 교과과정에 "중립적으로 생각하기"같은 게 있던가?'라고 뒤짚어 볼 정도이다. 통닭집에 닭 시켜 먹을 때도 통닭집의 관점에서도 생각하고 주문을 할까?
사실 일반인들은 그런 거 상관하지 않는다. 막말로 이번 월드컵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4년 동안 한국축구가 상업적 불황에 허덕이든, SK가 다시 제주를 버리고 서울로 입성하든, 또 다시 SK 같은 기업이 나오든 별로 상관없는 거다. "내가 맘 편하자고 '전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을 즐기자는데, 골치아프게 그런 거 알아야 해?', '난 그냥 국가 대항전이 좋을 뿐이야'라고 말한다.
난 그런 걸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당연한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