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디지털 음원, 이통사 그리고 음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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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대중음악계의 비애에 관한 글이 돌아다니고 있다. 다음의 아고라에서 처음 본 것 같은데, 기사로도 쓰였다. [한곡에 겨우 10원… 작곡가 못해먹겠다 - 한국일보 기사]
위의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면, 정당하게 돈주고 디지털 음원을 구입 (다운로드)해도 음반업계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 아닐까? 아, 물론 도움이 아예 안되는 건 아니다. 전혀 엉뚱한 사람들의 배를 불리게 하긴 하지만.
즉, 저 글에 의하면 사용자들은 떳떳해지라는 / 편하게 음악을 들으라는 / 금액을 편하게 지불하라는 부추김에 긍정하며 슬슬 움직여가며 시장을 키워가지만 그 시장은 음반사나 가수, 작곡가 등과는 거의 상관없는 시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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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21세기 우리나라의 음반업계와 가수/작곡가/연주가들은 1차산업 종사자로 몰락해버린 것이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빚만 늘어나는 농부들과 다를 게 뭐가 있는가. 그러니 앞으로 중학교 사회책에 음반업계는 1차산업으로 구분해야 할 듯 싶다.
춤만 잘추는 가수, 섹시하기만 한 가수, 쇼프로의 단골 패널 출연 때문에 허리 다치는 가수들을 생산하는 기획사들과 소속 가수(라고 쓰고 '무늬만 가수' 혹은 '연예인'이라고 읽는다)들은 3차산업 종사자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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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열심히 농사짓듯 작사/작곡하고 녹음하고 노래부른 그 가치들은 어디로 갈까?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간다.
디지털 음원은 이제 더이상 불안한 시장이 아니다. 규모는 안정적으로 (혹은 급격히) 늘어날 듯 보인다. 그 시장의 주인은 음원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
그 시장은 음제협이 소리바다의 발목을 열심히 잡고 있는 동안 이동통신사와 대규모 포털이 차지했다. 그들은 점점 더 그들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다.
SKT의 멜론과 KTF의 도시락, LGT의 뮤직온.
SK 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 엠파스 그리고 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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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이 음반관련 시상식에 나와서 상을 받은 후 "꼭 씨디 사서 들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게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다운로드가 돈을 지불하고 이루어지는 행위라고 해도 "(돈 내고) 다운로드 많이 해주세요~" 라고 하지는 않을 거란 얘기.
애플은 이제 동영상이 지원되는 아이팟 (iPod)을 팔며 (물론 조루 배터리라고 악평이 자자하지만) 동시에 아이튠즈 (iTunes)에서 뮤직비디오와 드라마들까지 팔아대기 시작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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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직 먼 건 아니다. 이것도 DMB 방송이 활발해지고, DMB 폰이 많이 판매되기 시작하면 동영상 다운로드 서비스도 이동통신사 중심으로 활발히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그 구매사이트의 컨텐츠들은 동영상이 지원되는 PMP나 mp3 플레이어도 지원하겠지. 그 때서야 아이리버나 코원도 따라할 수 있겠지.
우리나라 디지털 음원 시장은 이동통신사가 주도한다. 그러고 보니 이동통신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들이 꽤 많다. 이동통신 서비스는 당연하고 핸드폰 판매와 디지털 음원 서비스까지.
자본의 힘이다. 재벌로부터 배운 학습의 결과라고 본다. (아, SKT와 LGT는 이미 그 자체가 재벌계열이지. KTF는 공기업 출신이고.)
내가 알기론 애플의 아이튠즈 서비스는 이윤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아이튠즈에서 곡을 팔아 생기는 이윤은 거의 다 음반사에 준다고. 즉, 애플은 곡 팔아 장사하는 게 아니라 아이팟이라는 기계 팔아 장사하는 거다. (그래서 다른 온라인 음원 판매 사이트들이 괴롭다고. 그들은 기계 팔아 챙길 이윤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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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은 헐값에 컨텐츠를 넘기는 걸까? 지금부터라도 각종 포털이나 이통사들과 재협상을 하면 안되나? 혹시 "10년 이내 재계약 금지" 뭐 이런 조항에 싸인이라도 한 건 가? 아니면 컨텐츠 팔아 수익이 생기면 자기네 월급부터 떼고 나눠주는 건가? 아니면 엑스맨?
음반사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협회에 가입되어 있으면서도 탈퇴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거기도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나?
멀더가 와서 이 신비로운 현상들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신비로울 게 없는 일이라면 잭 바우어라도 와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비밀을 까발렸으면 좋겠다.
원하건데,
난 오락프로 진행자들이 가수들보고 재미로 자기 노래 한두소절 부르라고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고, 쇼프로 기획자들/PD들이 "열린음악회" 같은 잡탕쇼를 기획하지 않고, 역시 각종 시/도의 행사기획자들도 열린음악회 형태의 잡탕행사를 너무 많이 기획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말로 음악산업을 키워주고 싶다면.
가수들이 자주 열린음악회 같은 쇼에 무더기로 출연함으로써 돈 내고 음악을 듣지 않아도 노래가 들리고 (그것도 음반보다 더 열창하며 생기있는 모습으로), 내 돈 내지 않아도 오락프로에 나와서 언제나 그들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가수들과 그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을 죽인다고 본다. 출연료를 주수입으로 하는 가수인 척 하는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