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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고스피어는 쓰레기장이라는 말이 20년 전에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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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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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블로거들이 블로고스피어(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표현이군요 ㅠㅠ)가 과연 쓰레기장인지 아닌지 토론을 했던 적이 있었더랬죠.

펜이 주어져도 대부분의 사람은 좋은 글을 쓰지 못한다, 쓰레기만 생산해서 쓰레기장이 되어버렸는데 뭘 바라냐는 극단적인 의견부터(저는 그게 위악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그걸 쓰레기장이라 할 수 있는가 하는 분노 어린 반박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저는 주로 후자였던 것 같은데, 과연 누가 블로거들이 작성한 글의 수준을 판정할 것인가, 수준이 낮다고 글을 못 쓰게 하는 건 폭력이 아닌가 이런 정도의 논지였던 것이죠.

시간이 많이 흐르고 기계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지금, 다시 곰곰이 생각을 해봅니다. 글값, 코드 값이 점점 싸지다 못해 누군가는 정말 전기세 정도로 글, 콘텐츠, 코드를 뽑아낼 수 있게 됐잖아요. 트위터나 유튜브를 보면 이제 대놓고 남의 웹사이트 그대로 만드는 방법, 쇼츠 공장 손 안 대고 돌리는 방법, 유료의 가치가 있던 앱을 딸깍으로 복사하는 방법 같은 콘텐츠가 정말 많고요. 그걸 따라 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고요.

블로그라는 게 일반에 퍼질 때는 '누구나 미디어를 가질 수 있다.',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다' 같은 선언들과 함께 텍스트와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를 쉽게 생산했었죠. LLM 모델과 (코딩) 에이전트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면서 '이제 자기가 필요한 앱을 만들어 쓰는 시대가 됐다', '돈 주고 서비스를 구독하는 SaaS는 종말을 맞는 중(SaaSpocalypse)이다.' 같은 말들이 얼마 전에 유행을 했죠. 두 가지가 같은 맥락 위에 있죠. 예전에는 매달 5천 원, 1만 원을 내면 호스팅을 받아서 블로그를 설치해서 글을 쓰고 그걸 인터넷에 올릴 수 있었는데, 몇십 년이 지나 이제 매달 33,000원을 추가로 내면 인터랙티브한 콘텐츠(앱, 서비스)도 만들 수 있게 된 거예요.

신기하죠. 어쩜 이렇게 똑같이 반복이 되는 걸까요. '앱/게임 스토어가 AI 슬롭 때문에 망가지고 있다' 같은 표현도 '블로고스피어는 쓰레기장이다'의 변주 수준이잖아요. 블로그 글쓰기 꿀팁, 전문성이 있어 보이는 블로그 글 쓰는 법, 블로그 글 쉽게 쓰는 노하우나 AI 티가 안 나는 디자인 스킬, 안티 슬롭 디자인 스킬, 양산형 UI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나 똑같아 보이는 거죠.

이 반복에서 저는 뭘 배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저는 그동안 과연 뭘 한 걸까요. 시간이 참 빠르네요.